이혼율 높은 이 시대, 부부라는 고귀한 관계를 지키기 위해 진짜 필요한 것

안녕하세요. 소민정신건강의학과 김민국 원장 입니다.

결혼식을 올린 부부라면 누구나 가슴속으로 한 번쯤 '이혼'이라는 단어를 스치듯 떠올려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오죽하면 "결혼 생활 동안 하루에 수십 번도 더 이혼과 살인을 고민한다"는 농담이 웃음 섞인 공감을 자아내곤 할까요.

요즘은 주변을 둘러보면 이혼율도 참 높고,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대수롭지 않은 시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자연계에서도 평생 단 한 명의 반려 페어(Pair)를 소중히 지키는 동물들이 존재하잖아요. 그들이 오랜 진화의 역사 속에서 생존과 양육에 엄청난 이점을 누려왔듯, 우리 인간에게도 '부부'라는 관계는 단순한 동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수많은 역사와 생존의 지혜가 담긴 이 고귀한 인연, 과연 쉽게 포기하는 것이 진짜 답일까요? 특히 사랑스러운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들이라면 이 관계의 깊고 무거운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 흔들리는 관계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많은 분들이 위기가 찾아오면 '부부상담'을 가장 먼저 떠올리곤 하십니다. 하지만 최근 많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과 심리학자들은 조금 더 깊은 시선에서 이야기를 건네곤 합니다. 무작정 두 사람이 함께 앉아 서로의 아픔을 나누기보다, '각자의 개인 상담'을 통해 나를 돌보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이지요.

왜 요즘 사람들은 쉽게 이혼을 떠올리게 될까요?

현대 사회에서 이혼율이 점차 높아지는 이유에는 시대적인 변화가 숨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생존과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유지하는 것이 결혼의 주된 목적이었다면, 요즘은 '정서적 만족과 깊은 교감, 그리고 자아실현'이라는 아주 높고 섬세한 기준을 서로에게 기대하게 됩니다.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내 마음이 다치거나 상대방이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오는 실망감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뇌과학적으로 볼 때도 갈등 상황에서 우리의 뇌는 극심한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차라리 관계를 끊어내거나 회피하는 쪽(이혼)을 훨씬 손쉬운 해결책으로 여기도록 설계되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고요함 뒤에는 생각보다 깊은 상처와 여운이 남기 마련입니다.

부부상담보다 '개인 상담'이 먼저 추천되는 이유

물론 두 분이 함께 마음을 터놓는 부부상담도 소중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개인 상담을 조금 더 권유하는 데에는 아주 명확한 심리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 서로를 향하는 날 선 방어기제: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하면 우리는 보통 "저 사람 때문에 내 마음이 이렇게 다쳤어"라며 원인을 상대방에게 찾게 됩니다(외부 귀인). 하지만 그 상태 그대로 부부상담 자리에 앉으면, 안타깝게도 서로를 향해 방어적인 태도를 세우거나 날 선 비난을 주고받는 또 하나의 싸움터가 되기 쉽습니다.

  • 나를 먼저 알아야 관계가 숨을 쉽니다 (자기 분화): 정신의학계와 가족치료 이론의 대부인 머레이 보웬(Murray Bowen)은 '자기 분화(Differentiation of Self)'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쉽게 말해,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내 감정의 뿌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스스로 잘 아는 상태를 뜻해요. 내 마음의 중심이 든든하게 잡혀 있어야 배우자의 거친 말이나 태도에 내 감정이 통째로 휘둘리지 않고, 비로소 건강한 거리두기가 가능해집니다.

결국 내 마음의 중심(Center)이 흔들리고 지쳐 있는 상태에서는 어떤 좋은 대화법도 마음에 닿지 않기 쉽습니다. 먼저 나를 깊이 들여다보고, 내 감정의 돌봄을 시작하는 개인 상담이야말로 흔들리는 부부 관계를 바로 세우는 가장 단단하고 지혜로운 지름길인 셈이죠.

부부싸움으로 정신과까지 가도 될까? 라는 고민에 대하여

진료실에서 가끔 이런 고민을 조심스럽게 털어놓는 분들을 만납니다.

"원장님, 저희가 부부싸움 한 건데... 정신과를 찾는 게 제가 너무 유난을 떠는 건 아닐까요?"

저는 그럴 때마다 결코 유난이 아니라고, 오히려 아주 소중하고 현명한 결심을 하셨다고 다독여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몸에 작은 상처가 나거나 치아가 조금만 시려도 지체 없이 병원을 찾습니다. 그런데 우리 삶에서 가장 크고 깊은 감정의 파동을 만들어내는 '배우자와의 갈등'은 의외로 혼자서 꾹 참아내곤 하죠. 사실 부부간의 갈등은 단순히 의견이 엇갈리는 수준을 넘어, 각자가 가진 오랜 상처와 깊은 감정들이 서로 맞닿으며 일어나는 아주 복합적인 마음의 사건입니다.

때로는 내 마음이 왜 이렇게까지 요동치는지, 상대방의 어떤 말에 내 뇌가 왜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지 전문가와 함께 차분히 짚어보는 것만으로도 막막했던 마음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기도 하거든요.

부부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무작정 견디다 보면, 어느새 마음의 에너지가 고갈되어 일상마저 힘겨워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때로는 내 가정과 귀한 아이들, 그리고 가장 소중한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잠시 쉼표를 찍고 마음의 전문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무척 다정하고 건강한 방법입니다.

혹시 지금 마음속에 해소되지 않은 고민이 있다면, 너무 혼자서만 짊어지지 마세요. 마음을 돌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더 편안하고 행복한 내일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따뜻한 선택이니까요.

부부라는 인연은 참 신기하게도, 서로 다른 두 개의 우주가 만나 하나의 따뜻한 세계를 지어가는 기적과도 같습니다. 그 길을 걷다 보면 당연히 거친 비를 맞기도 하고, 서로의 발을 밟으며 다치기도 하지요.

쉽게 부서질 관계였다면 애초에 그 먼 길을 함께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겁니다. 오늘 저녁에는 상대방의 탓을 하기 전, 조용히 내 마음의 중심을 토닥여주세요. 그리고 지칠 땐 언제든 편안하게 전문가의 손을 빌려 마음의 온도를 맞춰보시길 바랍니다.


소민정신건강의학과는 언제나 여러분의 지치고 무거운 마음을 따뜻하게 품어드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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