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 우리가 정말 놓치고 있는 진짜 중요한 것들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소민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김민국입니다.

문득 가슴을 치는 일화 하나를 접했습니다. 거장 안소니 홉킨스가 영화 촬영장에서 한 감독이 스태프에게 모욕적으로 소리치는 것을 보고 단호하게 경고했다고 합니다. "한 번만 더 저런 식으로 소리 지르면 당장 촬영장을 나가겠다"고요. 그는 덧붙여 이렇게 말했습니다. "영화 따위 하나 만들면서 사람을 그렇게 매너 없게 대하면 안 된다"고 말이죠.

생애 수많은 명작을 남긴 탑티어 배우의 입에서 나온 "그냥 영화일 뿐"이라는 담담한 고백은 우리에게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이나 마주한 상황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당장 내 앞에 놓인 업무, 성과, 혹은 약속이 절대 가치처럼 느껴지죠. 그러다 보니 그것이 어긋날 때 타인을 뾰족하게 대하거나 무시하고, 심지어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87세를 살아낸 거장의 눈에는 보였던 것입니다. 무엇을 하건 그건 그 일 하나일 뿐이고,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숨 쉬며 살아간다는 그 자체만이 진짜로 고귀하고 어메이징한 일이라는 것을요.

일상 속에서 우리가 저지르는 작은 착각들

이 이야기가 단순히 영화 같은 위인의 철학적 담론으로만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참 부끄러운 장면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 설거지가 뭐라고, 방에 있는 엄마를 부르며 보채는 아이에게 짜증 섞인 투로 대답했던 순간.

  • 내 일이 대단하다고, 안부차 전화하신 엄마의 목소리를 퉁명스럽게 받아넘겼던 순간.

  • 늦으면 안 되는 약속이 뭐라고, 제 시간에 깨워주지 않았다며 아침부터 배우자에게 화를 냈던 순간.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합니다. 그 설거지는 결국 우리 아이가 깨끗하고 좋은 그릇에 밥을 먹게 하려고 시작한 일입니다. 직장에서 승진했을 때 가장 먼저 기뻐하며 달려갈 사람은 바로 엄마입니다. 그리고 배우자는 내 인생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입니다.

우리는 무언가에 너무 깊이 몰입하고 집착한 나머지, 정작 지켜야 할 진짜 소중한 존재들을 잊고 살아가고는 합니다.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는 시간

지치고 피곤할수록 마음의 여백은 사라지고, 사소한 자극에도 예민하게 날이 섭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더 열심히 달리는 게 아니라, 잠시 멈추어 서는 용기입니다.

멍을 때려봐도 좋고,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은 채 단 30초만 깊게 숨을 쉬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잠시 뇌에 휴식 시간을 주어,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이렇게 조급해하고 날이 서 있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긴장이 스르륵 풀리곤 합니다.


오늘 하루, 거창한 성취나 완벽함보다는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눈빛을 먼저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지금 이 순간 숨을 쉬고 있는 당신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대단하고 고귀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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