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기분이 가라앉는 뜻밖의 이유 (의사들도 주목하는 이 기관)

소민정신건강의학과 김민국 원장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흔히 느끼는 ‘우울감’의 아주 뜻밖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많은 분이 마음의 감기라 불리는 우울증이나 무기력함이 찾아오면 오직 '뇌'의 문제나 '스트레스' 탓으로만 돌리곤 하시는데요.

사실, 여러분이 느끼는 그 우울감의 진짜 원인은 생각지도 못한 곳, 바로 '장(Gut)'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뇌보다 장이 먼저 행복을 느낀다? '세로토닌'의 비밀

진료실을 찾는 환자분들께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Serotonin)*에 대해 들어보셨나요?"라고 여쭤보면, 대부분 뇌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이라고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세로토닌의 약 90%는 뇌가 아니라 '장'에서 만들어집니다.

장은 단순히 우리가 먹은 음식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기관을 넘어, 우리의 감정과 기분을 조절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관인 셈이죠. 그렇기 때문에 장이 건강하지 못하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가 무척 어려워집니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 '디스바이오시스(Dysbiosis)'와 우울감

우리 장 속에는 수조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유익균과 유해균이 서로 균형을 이루며 평화롭게 공존해야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죠.

하지만 잘못된 식습관, 만성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해 이 균형이 무너지고 유해균이 득세하게 되는 상태를 ‘디스바이오시스(Dysbiosis)’라고 부릅니다.

이 디스바이오시스 상태가 되면, 장내 유해균들이 장벽을 자극하여 튼튼했던 장벽에 틈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틈을 통해 염증물질(LPS)이 혈관으로 흘러 들어가게 됩니다.

장과 뇌를 잇는 고속도로, '장-뇌 축(Gut-Brain Axis)'

혈관을 타고 흐르는 염증물질(LPS)이 위험한 이유는, 우리 몸의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는 특별한 연결 통로를 통해 뇌로 직행하기 때문입니다.

장과 뇌는 신경계와 혈관을 통해 긴밀하게 소통하는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장에서 발생한 염증물질이 이 통로를 통해 뇌로 전달되면, 결국 '뇌의 미세한 염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신경정신의학계에서는 최근 이 뇌의 염증 반응을 우울증과 불안증을 일으키는 아주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즉, "장의 상태가 나쁘면 뇌가 염증을 앓고, 그 결과로 마음이 우울해진다"는 물리적인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치유하는 첫걸음, 장 건강 돌보기

이 이야기는 역설적으로 아주 희망적인 메시지를 품고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해 주면, 약을 먹거나 억지로 기분을 바꾸려 애쓰지 않아도 우울감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소민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제안하는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마음 챙김 장 건강법' 두 가지입니다.

가공식품을 줄이고 건강한 식습관 갖기

당분이 많은 마시는 음료, 정제 밀가루, 인스턴트 식품은 장내 유해균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입니다. 대신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통곡물을 가까이해 주세요.

나에게 맞는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섭취하기

꾸준한 유산균 섭취는 장내 유익균의 비율을 늘려 미생물 생태계를 빠르게 복원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유 없이 마음이 가라앉고 무기력한 날이 지속된다면, '내가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 자책하기보다는 최근 나의 식습관과 장 상태가 어땠는지 먼저 돌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부터 여러분의 장 건강을 세심하게 돌보며, 뇌와 마음까지 함께 편안해지시기를 바랍니다. 혼자서 마음을 돌보기 버겁고 힘드실 때는 언제든 소민정신건강의학과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늘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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